3. 요즘 제가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마트입니다. 보통 마트에 가면 계산할 때 “Hola”라고 인사하고 갈 때는 “Gracias"라고 인사하는데, 점원에 따라 반응이 달라서 선뜻 먼저 인사를 건네기가 어렵더라구요. 대답이 아닌 퉁명스러운 침묵이 돌아오면 괜히 머쓱하고 풀이 죽고.. 그런데 얼마 전에, 이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인사여도 건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자꾸 기어들어가긴 하지만요..)
두툼한 외투들을 옷장에 걸어놓을 때,
핸드크림이 거의 다 떨어져서 시원찮게 나올 때, Gracias에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기분이 썩 괜찮을 때.
그럴 때, 아주 조금씩 변화하는 무언가를 느낍니다.
그 무언가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첫 글에서 말한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거나 알맞게 되는’ 제 자신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 미묘한 무언의 흐름을 또 어떨 때 느끼냐 하면요,
4. 이곳에 온 뒤로 즐겨듣는 노래들이 생겨갈 때!
느낍니다. 어째 저번 글과 또 내용이 이어지는데요, 저는 특정 시기의 이미지를 그때 자주 들었던 노래들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노래를 떠올리면 그 노래를 즐겨들었던 시기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고3 야자시간에 자주 들었던 노래(<,> -Dasutt), 대학교 1학년 때 많이 들었던 노래(<행운을 빌어줘> -원필), 작년 가을에 푹 빠졌던 노래(<오 사랑>- 루시드폴) 등... 이렇듯 시기를 떠올리면 노래가, 노래를 떠올리면 시기가 자연스레 떠오르곤 합니다. 우리 모두 이런 경향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겠지요? 노래라는 건 그렇게 이어져왔을 테니까요. (노래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써서 게슈탈트 붕괴가 오려고 하네요. 칼의 노래? 카레 노래?)
아무튼, 이곳에서도 그런 노래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점이 신기합니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지금 이 시기를 떠오르게 해줄지도 모르는 노래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요. 마치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오늘은 바로 그 노래들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두둥. 사실은 이것이 오늘의 본론이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서론이 길어지고 멍석은 한껏 두꺼워졌네요) 아 그렇다고 스페인 노래는 아니구요, 이곳에 와서 새로 듣게 된 한국 노래들을 이곳의 사진과 함께 건네드리려고 합니다.
각 사진을 누르면 노래를 들어보실 수 있어요!
맨 아래에는 노래들을 모아 재생목록도 만들어놓았으니,
편안히 감상하시어 노래 몇 곡은 들어주는 하루 되시길.
이만 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