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백을 해야하는데...
왜 드라마에서 문자하는 장면 보면 꼭 용용체도 안 쓰고, 물결표도 안 쓰고. 더빙이라는 치트키를 쓰잖아요. 실제로는 아무 기호도 안 쓰면 그런 뉘앙스가 전해지지 않는데... 더빙은 너무 치사한거 아닙니까? 현실에서도 문자를 읽는 걸 음성메세지로 녹음해서 보낼 수는 없잖아요. 사실 드라마의 치사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작가는 무엇이든 대사로 쓸 수 있잖아요, 심지어 작가가 대사를 쓰는게 고민된다면, 그 고민의 내용을 드라마에 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백의 대사를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이면, 드라마 속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이렇게 말하면 돼요.
"누구누구씨는 고백 어떻게 해요?"
"저요? 바로 이렇게요.(손을 덥석 잡는다)"
물론 실제로 이러면 안 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 나와서 저절로 떠올라 버렸네요. 보통 드라마가 절반이 넘어가면 고백 장면이 나와줘야 합니다. 아니 절반까지도 가기 전에, 6화 정도에서 누구든 고백을 해주는게 좋아요. 거절을 당하더라도요. 오히려 거절을 당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남은 10화동안 할 얘기가 남아있을 테니까요. 이제 남은 10화 중 다섯 화 정도 지지고 볶다가, 한 두 화 행복했다가 또 두 화 힘들다가 다시 행복해지는. 그런 흐름을 가졌다고해서 무조건 재밌는 드라마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 ... 언제나 그렇듯 얘기가 딴 데로 샜네요?
사실은 제가 지금 드라마를 보고 있거든요. 안 그래도 해야할 일을 외면하던 차에 유튜브에서 <멜로가 체질> 24시간 스트리밍을 해주길래 덥석 클릭해서 3화째 보고 있습니다. 역시 다시 봐도 명작이네요. 오랜만에 보니까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아는 단역 배우분들도 새롭게 보이고, 알고 있던 분들도 다시 보이고요. 어떻게 이런 대사를 쓰고, 이렇게 연기하고, 또 이렇게 연출했지?! 싶은 부분들에 새록새록 감명깊습니다. 잊고 있던 드라마에 대한 사랑이 다시금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느낌이에요.
네 맞아요.
방금 본 회차의 주제가 바로 '고백'이었습니다.
이 편지도 절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고백을 해야하는 타이밍이라는 거죠. 마지막 편지를 언제로 해야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대충 계산해보니 지금까지 보낸 만큼의 편지를 앞으로 더 보내면 다음 학기가 끝나있겠더라구요. 말했다시피 절반도 이미 늦은 것이기 때문에, 변화구까지 조금 넣어서 화제가 될 고백을 건네야 하겠습니다. 자꾸 무슨 고백 타령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요, 고백만큼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편지가 끝나기 전에 어떤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이쯤 되니 편지의 내용도 제목도 이전에 쓴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서요. 요즘은 그게 고민입니다. (제가 드라마 작가는 아니지만, 메일링 작가니까 저도 이렇게 고민을 메일에 쓸 수 있는 것 아닌가요 ㅎㅎ) 고작 5개월 살아놓고 '이쯤 되니'라는 표현은 좀 과분한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제 마지막 기말 시험 하나를 남겨두고 있는데요, 차라리 누구한테 고백이라도 하고 싶은 밤입니다.
아, 고백할 게 하나 있기는 한데요,
요즘 이곳 말라가가 부쩍 아름다워 보인다는 겁니다.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추운 나라들을 여행하다 와서 이곳의 햇살이 더 와닿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직도 말라가가 종종 새롭고 그 하늘에 감탄이 나오는 걸 보면, 5개월이 고작이긴 한가봅니다.
추신1.
'고작' 5개월차의 시선에서 바라본 말라가의 사진을 추신으로 첨부합니다! |